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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씨네토크 후기] <피의 연대기> with 김보람 감독, 김해원 음악감독, 홍석재 감독

<피의 연대기씨네토크

일시: 2018년 1월 25(저녁 7시 30분 상영 후

장소아트하우스 모모 1

게스트: 김보람 감독 <피의 연대기> 연출

김해원 음악감독 <피의 연대기>

진행자홍석재 감독 <소셜포비아>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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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 연대기> GV에 참여 중인 (좌측부터) 홍석재 감독, 김해원 음악감독, 김보람 감독

홍석재 감독안녕하세요오늘 <피의 연대기>를 보러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두 분의 감독님 관객 분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린다.

김보람 감독: 재난 급의 한파가 몰려왔는데도 불구라고 이렇게까지 와주신 마음과 정성에 정말 감사드린다김보람입니다.

김해원 음악감독안녕하세요저는 <피의 연대기영화음악 만든 김해원이라고 합니다반갑습니다.

홍석재 감독매일매일 재난문자가 날라 와서 영화가 개봉하고는 걱정을 했다이 영화의 메인 스탭은 아니지만스탭 롤에 올라가는 사람인지라 이렇게 추운 날 관객들이 많이 와주셔서 참 감사한 마음이다. <피의 연대기>의 메인 스탭이 여성이 많다유일한 남자가 김해원 음악감독일텐데 어떻게 작업에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김해원 음악감독저한테 연락을 주셨다그래서 하게 됐다.(일동 웃음)

김보람 감독제가 연출경력이 없어서 거절당할 걸 예상하고 연락을 드렸는데 어떤 이유로 작업을 수락하셨는지 실은 저도 궁금하다김해원 음악감독: 제게 연락을 주시면 무조건 감사할 따름이다홍석재 감독과는 형 동생 사이인데홍석재 감독을 통해 김보람 감독님을 소개받았다그 당시 <피의 연대기펀딩을 할 때인데 영화를 보니주제가 구체적이고 명확한 작품이어서 충분히 판단할 여지가 많았다.

홍석재 감독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음악작업은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곤혹스럽거나 고민이 됐던 부분이 있는지?

김해원 음악감독다큐멘터리 음악작업은 해보지 않았는데제가 겁이 없어서 그런지 특별히 극영화랑 다르게 작업하지는 않았다가편집본을 보고 바로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면 타이틀곡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데 <피의 연대기>는 영감이 바로 떠올랐다페미니즘 이슈여성 혐오 등에 대한 일련의 이슈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참이었던 터라 더 감정이입이 잘 됐는지 모르겠다.

김보람 감독: 저희 메인 음악이 너무 좋지 않나저랑 피디님이랑 함께 음악을 듣고는 눈물이 ’ 돌더라저랑 피디님은 영화의 거의 테크노에 가까운비트가 엄청 빠른 음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서정적인 음악을 만들어주셔서 편집 방향도 서정적인 템포로 바뀌었다처음에는 정신 사나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영화가 바뀌게 되었다.

홍석재 감독<피의 연대기처음의 톤 앤 매너가 정서를 담기 보다는 리듬으로 밀고 나가는 형태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바뀌어있더라역시 음악의 힘이 컸구나하는 생각이 든다음악감독이 남성이어서 불안하거나 반대로 기대한 된 점이 있었는지?

김보람 감독저희 영화 제작 과정 중에 원칙을 3가지 정했는데경력이 없어도 이 영화의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동참해줄 수 있는 2-30대 여성들로 스탭을 구성하자는 거였다아무래도 영화의 특성상 출연진이 모두 여성이고 생리에 대한 개인적인 얘기를 나눠야 하기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또 해외촬영이 많았는데 함께 방을 쓸 수 있어서 제작비 절감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우리끼리여서 좋기도 하지만 남성의 참여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 김해원 음악감독님을 찾게 된거다빠른 템포의 음악을 요청드렸는데새벽에 보내주시는 작업물이 주로 서정적인 음악이라 우리끼리는 감독님이 생리가 너무 슬프신가보다’ 라고 했다.(일동 웃음저희들이야 생리에 대해 다 아는 내용이라 리드미컬하게 빠른 템포의 편집을 생각했는데음악감독님 말씀이 편집본의 생리에 대한 내용이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거다우리끼리는 너무 잘 알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모든 사람들이 생리에 대해 아는 게 의미 있을 거 같아서 편집의 방향도 음악에 따라 바뀌게 되었다.

d6abfac0b6bf115e688a40a4056ce096_1518583 여성의 몸과 생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최초의 '생리 탐구' 다큐멘터리 <피의 연대기>

홍석재 감독관객 분들께서도 궁금한 게 있으실 테니 질문을 해주시길 바란다.

Q1. 먼저 좋은 작품 잘 관람했다생리가 공공정책의 어젠다가 되는 게 제일 현실적이고 가장 빠른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을 한다여러 명의 고정 인터뷰이들이 등장했는데인터뷰이로 남성을 포함시키지 않는 게 일부러 배제를 한 건지 궁금하다.

김보람 감독: 남성분들 인터뷰 촬영을 진행했는데 사실 쓸 만한 분량이 나오지 않았다생리에 관해 너무 몰라서 의도를 벗어난다고 판단했다또 특정 남성들의 혐오 발언을 넣고 싶은 마음은 더욱이 없었다.

Q2. 인터뷰이 자막에 성은 빼고 이름만 있었는데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하고영화계가 남성이 많은데 여성 스탭들로만 작업을 하면서 어려움이 없었는지좋은점은 무엇이었는지 듣고 싶다.

김보람 감독: ‘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이다’ 라고 하는데 그런 의도까지는 없었고 할머니부터 인터뷰이로 참여했는데, ‘경주라는 할머니의 이름이 너무 예뻤고등장인물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를 주고 싶었다성이 빠졌을 때 이름이 주는 어감이 참 좋더라정치인이든 시장이든일반 여성이든 말의 경중을 따지지 싶지 않았다또 인터뷰를 하다보니 우리 할머니가 많은 노동을 하며 살았구나’ 느꼈고 어떤 형태로든 노동으로 불려진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직업을 소개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직업을 넣게 됐다촬영현장은 남성이 많다남자랑 여자가 어쩔 수없이 다른 점이 있지 않나여성들만 있는 현장이니까 정말 편하기는 했다먹는 걸 정할 때 너무 좋았고밥 먹고 나서 단거를 꼭 먹어야 하고.(웃음다함께 쓰는 면 팬티 라이너가 있었는데 숙소에 편하게 말려놓는 것도 좋았다저희 촬영감독 같은 경우는촬영을 할 때는 촬영만 해야 하는데 인터뷰이가 말을 하면 자꾸 본인이 나도 그렇다’ 고 공감하고 리액션을 하는 거다그래서 못 쓴 컷들도 있긴 하다.(웃음)

Q3. 연대기라는 영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리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적인 마음을 다루려고 한 것 같은데 남자나 여자가 아닌 다른 성정체성을 갖고 있는 트랜스젠더를 만나보기도 하셨는지 궁금하다.

김보람 감독제작과정 중에 트랜스젠더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영국에 피메일 투 메일’(female to male)이었는데 계속 생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동거하는 여자 친구와 함께 우리는 둘 다 생리를 한다는 컨셉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실제로 연락이 닿아 촬영 허락도 받고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얘기도 다 된 상태였는데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생리에 관한 주제를 ’100‘개 취재했다면 영화를 통해 보여드린 건 ’1‘정도로 보면 될 정도로 생리에 관해 다뤄야 할게 어마무시하게 많았다우리가 전부 다 다루겠다는 야심을 품는 순간 위험해 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워낙에 생리에 관해 많은 관심이 있던 분들은 영화를 평이하게 볼 수도 있지만 고민하고 내린 저희의 결정이었다수많은 사회역학적인 문제들이 얽혀있는데 한 사람의 경험만 넣었을 때 우리가 담지 못하는 이야기들또 배제되는 맥락들을 우리가 책임질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 최종 편집에서는 제외했다.

Q4. 저는 여중여대를 나와서 생리에 대해 친구들과 터놓고 얘기를 하는 편인데 지난해 읽은 도서 중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에 대한 주장과 함께 생리의 시작과 완경에 대해 다뤄서 친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됐다. <피의 연대기도입부부터 할머니가 등장하셔서 생리 시작하는 것에 대해 언급을 하시는데다른 분들도 생리를 하는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도 같다우리도 그러하듯이 말이다인터뷰이 중에 여성의 자연스런 생리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분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김보람 감독: 저희 영화에서 고민하다 덜어낸 분량이 생리하지 않을 권리인데, IUD(피임을 목적으로 자궁강 내에 장착하여 수정란의 착상을 막는 피임기구시술을 실제로 받은 분을 인터뷰를 했고인터뷰이였던 샬롯이 IUD 12년차였다자신을 생리 안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자신은 앞으로 섹스를 하게 될거니까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주치의와 상의해서 18살 때 시술을 받았다피임도 피임이지만 생리를 안하는 게 너무나 좋다고 하더라생리를 하지 않을 권리가 영화의 마지막 챕터였는데제가 시술을 하고나서 처음으로 생리를 하지 않는 첫 달을 맞이하는 게 영화의 엔딩으로 구상하고 있었다제가 다리가 저려서 잠을 못 잘 정도로 월경 전 중후군이 심한데시술 상담을 받으러 대학병원에 갔다저의 경우 오히려 받으면 조금 더 심해질 수 있고 피임약을 먹는 게 가장 낫다고 하더라과연 내가 모두에게 생리를 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라고 영화를 통해서 모두에게 말할 수 있을까 고민이 몰려왔다.

저희 영화는 도구에 초첨을 맞추췄다. ‘도구가 어떻게 사용되고 도구들은 여성들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중점을 두었다생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우리 역량이 너무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었고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많은 장르와 매체들에서 생리에 대해서 많이 다뤄지고 있고관심있는 주제인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뉴욕 촬영 갔을 때 시간이 남아서 스탭들과 스타벅스에 가서 앉아있었다굉장히 좁은 스타벅스였는데 백인 할아버지랑 부인이 함께 있었는데 저희를 궁금해 하더라동양에서 온 작은 여자애들이 큰 촬영 장비를 가지고 있으니까 호기심을 느낀 것 같더라자꾸 쳐다 보길래 이유를 물었더니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궁금해 하더라. ‘혹시 뉴욕에서 무상 생리대 통과 된거 아시냐고 하니, ‘그렇게 좋은 일이 있느냐고 자신은 시카고에서 왔고 산부인과 의사라면서 의사 면허증을 보여줬다그 당시 영화의 마지막 챕터인 생리를 하지 않을 권리를 다루느냐 마느냐 갈등할 때여서 생리를 안 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더니생리를 하는 게 여성을 구별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생리를 하면서 여성이 겪는 수많은 고충을 사회가 그대로 감당하라고 말을 할 수도 없다고내가 생리를 안 하고 싶으면 그 방법이 얼마든지 있고, ‘선택하는 아름다운 거다라는 얘기를 해줬다그때 저희 촬영감독이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웃음저희한테 이러한 얘기를 해준 사람이 그동안 단 한명도 없었는데촬영 중에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Q5. 시종일관 영화에 흐르는 음악들이 밝고 맑고 경쾌하더라음악을 작업하는데 영감을 얻거나 참고하시는 매체 등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해원 음악감독: BBC채널을 매일 틀어놓고 보는데 인간이나 동물 다큐를 정말 좋아한다화면을 보면서 음악이 어떻게 쓰였나’ 많이 찾아보는데 휴머니즘 다큐를 해보고 싶었다애플광고도 많이 참고한다.

Q6. 내가 아빠가 돼서 딸을 낳으면 첫 생리에 어떤 얘기를 해줘야 하는지아빠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는지 궁금하다.

김보람 감독아빠들을 인터뷰 한 내용은 없는데 딸을 둔 아버지들이 영화를 보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더라앞으로 내 딸이 초경을 하게 됐을 때 어떻게 말해줘야 하지?’ 아버지든 어머니든 자녀들이 안전하길 바라지 않나자녀를 지켜주는 방식이 집에 일찍 들어와’ ‘누구 만나지마와 같은 주의들을 주는데저는 이런 방법이 사람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좋은 선택지들을 알려주고내 몸을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게 중요하다실제로 내 몸이 다른 무언가와 만났을 때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알려줘야만 어느 시점에 폭력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게 폭력이구나인지할 수 있고저항할 수 있고 문제제기를 할 수 있어야지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좋은 아버지라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대해서 많이 얘기를 나누고아이가 궁금증에 대해서 솔직하고 안전하게 알려주는게 좋은 것 같다아버지들이 영화를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아직 안태어났지만 따님 행복하시겠어요.(일동 웃음)

홍석재 감독마지막 질문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정말 좋은 영화인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오늘 함께 하신 분들이 영화에 대해 주변 분들에게 추천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마지막으로 두 분의 인사말을 듣고 오늘 GV 마치도록 하겠다.

김해원 음악감독추운 날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리고좋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이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보람 있었고 영광이었다감사드린다 

김보람 음악감독바닷가의 모래알만큼 다른 몸을 가진 우리이고우리는 생리를 하며 인체에 있는 3배 정도의 피를 흘린다고 한다이 추운날 일하고일상생활을 영위하시면서 그만큼의 피를 흘리시는 분들 너무 고생하시고 있고 이렇게 영화를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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