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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영화학교는 예술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진지한 영화 감상과 영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영화 강좌 프로그램입니다.

[2016 모모 영화학교] 네오리얼리즘: 새로운 영화의 탄생, 3강) 네오리얼리즘을 넘어서

  마치 겨울을 재촉하는 듯한 가을비가 한바탕 쏟아내린 후의 이른 밤, 네오리얼리즘을 주제로 하는 모모 영화학교의 3강이자 특별 강연이 시작되었다. 강의 제목은 네오리얼리즘을 넘어서. 이번 강의는 특별 강연의 취지에 맞게 미국 웰즐리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이탈리아 출신의 플라비아 라비오자 교수의 강의로 진행되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교수에게서 직접 이탈리아 영화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기대를 가지고 수업에 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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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비아 교수의 강의는 크게 두 파트로 진행되었다. 1부는 네오리얼리즘으로부터 시작해 1990년대까지 이르는 네오리얼리즘 이후의 이탈리아 영화사를 간명하게 조망해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2부는 현재 유럽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의 문제를 90년대 이후에 불거져왔던 이민과 이주 현상으로부터 연관지어 이에 영향을 받은 최근의 이탈리아 영화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본인 소개를 하신 플라비아 교수님은 먼저 네오리얼리즘의 시기와 감독들, 그리고 영화적 경향을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내용은 정작 플라비아 교수 본인은 네오리얼리즘 영화를 이탈리아에서는 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네오리얼리즘 영화는 아카이브에만 보관을 해둘 뿐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고 하는데, 이는 전쟁 직후 미국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음으로서 전후의 물질적 빈곤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된 요인이 컸다고 한다. 사람들은 전후의 패배감, 절망감으로 가득 쌓인 네오리얼리즘 영화를 보지 않으려 했고, 정부에서도 의도적으로 네오리얼리즘 영화를 배제했다고 한다.

 이런 영향으로 1950년대는 한층 더 밝고 가벼워진 분위기의 핑크 네오리얼리즘 계열의 영화들이 성행했다고 한다. <빵과 사랑과 꿈>(1953), <빵과 사랑과 질투>(1954)로 대표되는 이런 경향의 영화들은 좀 더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원하는 대중들의 변화된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플라비아 교수는 지적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층 더 심화되어 1950년대 말부터 1970년 말까지는 코미디 영화가 이탈리아 영화의 주요한 장르로 떠올랐다고 한다. 전형적인 이탈리아식 코미디를 표방한 이 시기의 영화들은 무려 20년 이상 성공적인 장르로 지속되었는데, 그러나 피상적이고 평범한 종류의 그저 그런 코미디 영화와는 다른 특징이 존재했다고 한다. 바로 이 시기 이탈리아 사회의 불완전한 부와 그로 인한 물질주의에 대한 풍자가 그것이다. 이탈리아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들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남자로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세속적인 속물로 그려진다. 그런 인물들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보여줌으로서 당시 이탈리아에 퍼져있는 물질주의를 은근히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6,70년대 이탈리아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소외에 대한 문제등을 다루는 개인의 심리, 즉 정신적인 문제가 대두되었다는 점이었다고 한다. 이 시기는 특히 본격적으로 중산층이 형성된 시기로서 물질적으로는 만족한 삶을 살고 있으나 행복하지 않은 인물들이 영화에 등장하였다. 이런 연유로 영화에서 실존적인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당시 영화가 메이저 산업의 위치에 있어 국가적 지원이 풍부했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실험적인 영화들이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 그리고 전쟁 영화들이 제작된 시기였다.

 80년대와 90년대의 영화들은 좀 더 사적이고, 가족적인, 미니멀리즘 경향을 띄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점차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게 영화도 이전의 철학적인 담론보다는 보다 사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시기였다고 한다. 또 이 시기는 여성 감독들이 활발히 활동한 시기였는데, 50년대 핑크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대표적 감독인 루이지 코멘치니의 딸들이 영화 감독으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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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의 두번째 파트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더불어 대두된 이민과 이주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시작했다. 움베르토 에코의 [미네르바의 성냥갑]에서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주를 인류의 발전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해석한 반면, 이민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구분짓고 있는 점을 지적하였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불법적인 이주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과정에서의 수많은 사고로 인한 죽음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관점과 더불어 수많은 이주민들의 이주로 인해 기존의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는 유럽의 상황을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염의 바다>(2016)를 이러한 유럽의 상황에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영화 중 하나로 언급하였다. 흥미로운 지점은 2016년에 만들어진 이 다큐멘터리 영화가 네오리얼리즘 영화들과 비슷한 영화적 경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는 점, 불우한 환경의 아이와 그에 상응하는 어른인 의사가 나온다는 점, 그리고 일말의 희망을 영화가 품고 있다는 점등을 설명하면서 플라비아 교수는 이탈리아 영화사가 하나의 큰 반환점을 돈 것이 아닐까하는 의견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회피하고 싶고 두렵기도 한 이 거대한 이주의 물결은 멈출 수가 없는 일이며 이러한 유럽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움베르토 에코의 결론으로 강의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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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차통역으로 이루어지는 강의이기 때문에 강의 내용이 다소 축약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내심 있었지만 2시간 동안 이탈리아 영화사의 대략적인 방향을 조망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게다가 최근 유럽의 사회적 이슈등에 대한 문제와 이를 받아들이는 유럽인들의 관점과 더불에 그에 영향을 받은 최근의 이탈리아 영화들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층 더 뜻깊은 강의였다.

 

 글: 모모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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