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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영화학교는 예술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진지한 영화 감상과 영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영화 강좌 프로그램입니다.

[2016 모모 영화학교] 네오리얼리즘: 새로운 영화의 탄생, 5강) 비토리오 데 시카-네오리얼리즘의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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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오리얼리즘 영화학교의 5번째 강의이자 비토리오 데 시카에 대한 강의를 맡은 정한석 평론가는 비토리오 데 시카에 대한 오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데 시카는 흔히 그가 감상주의자이며 그의 작품들이 휴머니즘적이라는 것에 의해 촌스럽다는 평을 받기도 하는데, 이것은 인간을 강조하는 영화가 상투적인게 아니라 상투적인 영화가 인간을 강조하기에 생겨나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데 시카의 영화는 감정적 촉구로서의 형식을 추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감상주의적인 것과는 다르다. 감정적 촉구는 시정(시적 정서)이며 데 시카는 마음 속 시적 세상을 표현하는 것이 목표로 삼아 감독이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데 시카는 “내가 생각하는 네오리얼리즘은 시를 통해서 걸러진, 변형된 현실이다”라는 말을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데 시카는 1974년까지 장편 30여편을 제작하고 평생 배우로서도 꾸준히 활동하기도 하였는데 이번 강의에서는 그의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도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구두닦이>, <자전거 도둑>, <밀라노의 기적>, <움베르토 D>, 총 4작품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구두닦이>는 전후 첫 영화로 외국, 특히 미국에서 큰 반향을 얻었다. 1958년에 오손 웰즈는 카이에 뒤 시네마와의 인터뷰에서 존경하는 감독을 20년 전 <역마차>를 만든 존 포드와 12년 전 <구두닦이>를 만든 비토리오 데 시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한석 평론가는 오손 웰즈가 <구두닦이>를 지금까지 본 영화 중 최고작으로 평가한 이유를 자신감 넘치던 오손 웰즈가 자신이 못 하는 것을 바로 비토리오 데 시카가 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두닦이>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고 스크린이 사라진다. 그곳에는 삶 자체만 존재하게 된다. 관객이 영화의 기본적 장치들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면서(“소멸”) 그 부분이 바로 “영화적”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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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한석 평론가는 <자전거 도둑>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 영화는 사실 스토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줄거리를 요약할만한 맥락적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굳이 요약하자면 ‘남자가 자신의 자전거를 찾아다니는 이야기’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파솔리니를 비롯해 아푸 3부작의 감독인 사티야지트 레이 등 수 많은 감독들에게 영감과 영향을 주었다. 영화 감독들 뿐만이 아니라 작가에게도 영감을 주었는데 김소진의 <자전거 도둑>이라는 단편에서는 여주인공이 자전거를 잃어버린 주인공이 아니라 오히려 간질병을 앓는 자전거 도둑이 불쌍하다라고 말하는데, 정한석 평론가는 이 단편의 내용을 통해 데 시카의 <자전거 도둑>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편을 통해서 우리는 영화 <자전거 도둑>이 모두에게 비극이며 어떤 이의 입장에서도 객관성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전거 도둑>은 이러한 면에서 가장 쉽게 감상주의에 젖어드는 방법인 인물간의 동일시에 의미가 없다. <자전거 도둑>은 또한 ‘사건의 우발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앙드레 바쟁은 이 영화에 대해서 비극적 엄격성을 지녔지만 모든것이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한석 평론가는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공간들도 연관성이 가지지 않으며 이렇게 동일시의 위계, 사건의 위계, 그리고 공간성의 위계, 이 세가지의 부재의 결합을 통해 비극적 엄격성이 온전히 실현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 영화는 ‘이야기의 소멸’, ‘극성(극의 성질) 소멸’이라는 면에서 <구두닦이>에서와 같이 ‘소멸’의 아름다움을 또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영화 <움베르토 D>에 대해서는 먼저 많이 언급되는 커피 타는 장면을 이야기하며 사실상 하는 일이 별로 없는 이 장면은 빠진다고 서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데드 타임”임을 이야기했다. 영화는 그녀가 하는 평상적인 일을 보여주면서 그녀의 아침 생활의 지속성을 보여준다. 바쟁은 이 장면을 보고 “시간에 대한 진정코 사실주의적 영화”라고 평하며 이 영화가 “지속성의 영화”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고 들뢰즈는 이것이야말로 “네오리얼리즘의 순수 시지각적 사고”라고 일컬었다. 커피를 타는 장면은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이 사람이 이 시각에 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현재성을 느끼게 하며 이 장면을 통해 영화는 지속성의 시정, 데드타임의 시정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체사레 자바티니는 자신의 영화의 이상향은 한 사람의 인생을 90분 동안 하나의 몽타주도 없고 쇼트의 개입도 없이 담아내는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미 이 영화에 압축시켜서 보여주면서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정한석 평론가는 이야기했다.

     정한석 평론가는 <움베르토 D>의 마지막 장면이 사실 더 의미를 가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며 이 마지막 장면에서의 두 인물(짝패)의 조화와 부조화를 통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자전거 도둑>의 아버지와 아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두 인물의 조합을 활용하는데, 이 영화의 경우에는 사람 대 사람으로는 노인과 처녀를 생각할수 있겠고 사람 대 동물로는 노인과 강아지를 생각할 수 있다. <움베르토 D>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인공인 노인이 모든걸 잃고 강아지와 함께 철도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가 결국 자살시도에 실패를 하며 끝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장면을 통해 데 시카는 자신의 피조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주인공이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는 동선과 방향이 매우 중요한데 ‘죽음의 철도에서 어떻게 빠져나오게 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정한석 평론가는 설명했다. 노인과 강아지 사이에서 카메라 숏과 리버스 숏을 반복하면서 자살을 하려했던 철도에서 한 걸음씩 멀어지는 모습을 연출하는데, <자전거 도둑>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카메라가 자리에 서서 아버지와 아들이 인파에 섞이는 쓸쓸함을 보여줬다면 <움베르토 D>에서는 카메라가 조금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며 강아지를 통해 유인하며 죽음에서 밀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데 시카는 이 영화의 인간애 혹은 휴머니즘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통해 보여주지 않고 노인의 죽음에 동의하지 않는 카메라와 편집을 통해 보여준다고 정한석 평론가는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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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쉽게도 시간상의 이유로 데 시카의 뮤지컬 영화 <밀라노의 기적>에 대해서는 데 시카의 예외적인 영화라고 설명하며 데 시카가 시적 형식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했음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고 평하며 강의를 마쳤다.  

 

글: 모모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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