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DB
20050097N

올리브 나무 사이로

Through The Olive Trees
  •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주연

    호세인 레자이

  • 제작국가

    프랑스, 이란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상영시간

    103분

  • 장르

    드라마

  • 기타

  • 개봉일

    2018-07-20

  지상에서 가장 간절한 사랑, 과연 호세인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멀어지는 카메라, 작아지는 그녀,

  과연 호세인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왜 말을 안 하는 거야?”,“...여자 앞에선...말을...더듬어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무대가 되었던 이란의 코케 마을. 1991년 그곳에 엄청난 지진이 발생하고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 <내 친구...>에 출연한 배우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그 마을을 방문한 감독의 이야기를 다룬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를 찍고 있는 케샤바르쯔 감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젊은 신혼부부 역을 맡을 두 명의 아마추어 배우를 캐스팅한다.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아리따운 여학생 테헤레와 준수한 외모의 한 청년이 바로 그들. 그러나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문제가 생긴다. 멀쩡하게 말을 잘하던 청년이 여자 앞에서는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는 것. 결국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촬영장에서 막일을 하던 호세인으로 남편 역을 교체하지만...

 

  “어제 지진으로 모두들 집이 없어요. 다 똑같아졌다고요. 난 좋은 남편이 될 자신이 있어요.”

 

  교체된 호세인과 테헤레 커플. 그런데 이번엔 테헤레가 한마디로 말을 하지 않는다. 호세인도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는 눈치. 결국 감독은 촬영을 다음으로 미루고, 호세인을 넌지시 떠본다.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알고 보니 호세인은 테헤레를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지진이 일어나기 전날 밤 테헤레 부모에게 청혼했지만 집도 없는 가난뱅이라는 이유로 매몰차게 거절당한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지진으로 고인이 된 부모의 뜻을 어길 수 없는 테헤레는 호세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감출 수 없는 연정으로 슬픈 구애의 눈길을 보내는 착한 청년 호세인. 오로지 테헤레만을 바라보는 너무나 순수한 청년 호세인을 보다 못한 감독은 여배우를 교체하려는 생각도 해보지만 웬일인지 테헤레가 바라지 않는 눈치. 새침데기 처녀 테헤레와 주체할 수 없는 사랑으로 가슴을 끓이는 호세인. 그리고 그 둘을 지긋이 응시하는 감독의 따뜻한 시선...

 

  “당신은 그저 내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돼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줄게요...”

 

  촬영은 끝나가고 호세인의 가슴 앓이는 절정에 달한다, 테헤레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지만 전혀 반응이 없는 테헤레. 촬영 마지막 날, 돌아가는 테헤레를 뒤쫓는 호세인.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올리브 숲을 걸어 나가는 테헤레 뒤를 좇아 호세인은 온 정성을 다해 애절한 사랑을 고백하고. 푸르른 잎 새 사이 향기를 담뿍 머금은 올리브 나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그 언덕길에서 과연 호세인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카메라는 점점 멀어지고 테헤레의 모습도 작아지는데...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 시카고영화제 은상 & 상파울로국제영화제 비평가상

"4분간의 감동적이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그리고 숨 막힐 정도로 마음 졸이게 하는 라스트 씬!" 

- Film Comment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해맑은 우정에서 향기 가득한 사랑으로

 

  1. 우연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특별한 시작

 

  친구의 숙제를 돌려주기 위해 하루 종일 산길을 헤매는 착한 소년의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전 세계를 열광시켰던 키아로스타미는 이란을 강타한 대지진 후 두 소년의 생사를 찾아 떠나는 영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를 발표한다. 키아로스타미의 명성을 또 한 번 확인시킨 그 영화의 개봉 후 다음 영화를 준비하던 중 우연히 접한 <그리고..>의 스틸 사진에서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기발한 발상을 한다. <그리고..>에서 신혼부부로 출연했던 두 남녀 배우 생각이 났던 것. 상대 여배우에 대한 짝사랑으로 가슴을 끓이던 그 남자배우를 떠올리고 키아로스타미는 더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올리브 나무 사이로>를 탄생시킨다.

 

  2. 정겨운 재회의 기쁨 그리고 전혀 새로운 매력

 

  <내 친구의 집..>에서 보았던 배경과 인물들을 다시 만나는 재회의 기쁨과 함께 이 영화는 전혀 새로운 구성과 접근 방식으로 신선한 매력을 선사한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를 찍고 있는 상황을 다시 연출하는 식으로 영화 속 영화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에는 세 명의 감독이 있다. 즉 카메라 뒤에 서있는 키아로스타미 감독 외에 영화 안의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를 찍고 있는 케샤바르쯔라는 감독, 그리고 그 케샤바르쯔의 지시에 따라 감독 역을 하고 있는 케라만드 감독이다. 인공 세트는 물론 실내 세트도 거의 없이 오직 자연광과 로케이션으로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영화 속에 녹아들어 있다. 종종 드라마의 등장인물은 영화 속에서 영화 바깥으로 스텝들에게 말을 걸며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고 키아로스타미는 드라마 중간에 들어가서 등장인물을 화해시키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들을 지켜보며 관객은 영화가 담아내는 진실과 영화 속에 담긴 세계들을 모두 관찰할 기회를 얻는다.

 

  3. “영화를 찍고 있을 때조차도 촬영장 주변의 일들이 나를 매혹시킨다현실은 영화를 넘어선 곳에 있다.“-Kiarostami

 

  <올리브 나무 사이로>는 캐스팅을 위해 현지 사람들을 모르고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영화 속의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그곳 사람들의 속내가 은근히 드러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다양한 상황에 처해있는 이란 사람들의 현실이 어떻고 또 그런 현실 속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를 질문하게 된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는 극중 신혼부부와 연기자들의 실제 상황을 대치시키고 또 한편 영화의 내러티브와 실제적인 일을 대치시킨다. 가령 감독이 호세인에게 대사를 고치라고 하는 장면 (호세인의 친지들은 지진으로 2명 정도가 사망했는데 감독은 65명으로 강요한다)이나, 요즘 이란의 남자들은 극중 남편처럼 권위적이지 않다고 감독에게 정정을 요구하는 장면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장면들은 영화에서 보이는 것과 실제 일어나는 일의 괴리를 그대로 나타낸다. 실제로 이런 일이 영화 촬영 중에는 빈번하다. 하지만 많은 감독들이 간과한다. 그러나 키아로스타미는 영화보다는 영화 주변에서 파노라마를 중요시한다. 그건 실제의 삶이고, 사람과 사람, 상황과 상황은 실제의 삶에서 이어지고 연결되기 때문이다.

 

  4. 영화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호세인, 테헤레 그리고 케샤바르쯔

 

  이 영화에서 키아로스타미가 전달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희망이다. 문맹이고 집도 없는 가난뱅이지만 자신의 자식만큼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 하는 착한 청년 호세인. 그런 희망 속에서 자신을 거들떠보지조차 않는 테헤레에게 줄기차게 구혼하는 그는 바로 오늘날의 이란그 자체인 것이다. 지진을 뚫고, 그리고 빈곤과 무지를 뚫고 솟아나는 희망과 사랑의 싹. 우리는 그 안에서 이란의 미래를 볼 수 있다. 그 미래는 어쩌면 우리의 60년대나 70년대가 그러했듯 끈질긴 희망으로 일구어지는 것이리라.

20050097N
20050097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