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DB
20050214N

체리 향기

A Taste Of Cherry
  •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주연

    호마윤 엘샤드, 압돌라흐만 바게리

  • 제작국가

    프랑스, 이란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상영시간

    98분

  • 장르

    드라마

  • 기타

  • 개봉일

    2018-07-21

 


  손에 잡힐 듯, 아름다운 영상과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희망의 향 

 

 

"생각해봐요. 새벽에 막 떠오르는 해를 보는 기쁨,

 

맑은 샘물에 얼굴을 씻는 상큼함,

보름달이 뜬 밤하늘의 아름다움,

그리고 혀끝에 감도는 달콤한 체리 향기..."

 

  한 남자가 자동차를 몰고 황량한 벌판을 달려간다. 그는 지나치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며 자신의 차에 동승할 사람을 찾는다.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은 수면제를 먹고 누운 자신이 위로 흙을 덮어줄 사람,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는 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앳된 얼굴의 군인도, 온화한 미소의 신학도도 죽음이란 단어 앞에선 단호하게 외면할 뿐.

 

  드디어 한 노인이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박물관에서 새의 박제를 만드는 노인은 주인공바디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며 작지만 소중한, 삶의 기쁨들을 하나씩 펼쳐 놓는다.‘누구의 삶이나 문제가 있기 마련이지. 하지만 생각해봐요. 삶의 즐거움을, 갓 떠오른 태양의 아름다움, 맑은 샘물의 청량함, 그리고 달콤한 체리의 향기를...’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현듯 삶에 대해 강한 애착을 느끼는 바디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도시의 하늘 너머 펼쳐지는 저녁노을의 눈부신 빛깔..

 

  밤이 오고 바디는 수면제를 먹고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 안에 눕는다. 조금은 긴장된 그의 얼굴 위로 푸른 달빛이 서리고... 때맞춰 내리는 비. 사방은 온통 어둠뿐. 가끔씩 치는 번개의 빛에 그의 얼굴이 잠깐 보였다간 사라지는데, 아침이 오면 그는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얻게 될까? 아니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예술과 인간애가 고동치는 영화!”  

- Time Magazine

 

  1997년 깐느, <체리 향기>가 연출한 전대미문의 드라마

 

 

  199757, 깐느 영화제가 개막되면서 많은 영화인들은 깊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 향기>가 이란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출품되지 못한 것. 그러나 영화제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나, 심상치 않은 소문이 돌았다. 키아로스타미가 극비리에 파리에 도착했고 <체리 향기>가 상영될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폐막 3일 전, <체리 향기>의 상영 공고가 붙음으로써 결국 그 소문은 진실로 판명되었다. 공식 경쟁작의 명단에도 없었고, 영화제 공식 책자에도 실리지 않은 영화가 출품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더 놀라운 사건은 시상식 날 일어났다. 모든 영화인들의 꿈, 그해 최고의 영화에 수여되는 황금 종려상의 영예는 왕가위의 <해피 투게더>, 아톰 에고이앙의 <달콤한 내세>, 이안의<얼음 폭풍>도 아닌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 향기>에 돌아갔다. 영화제 기간 동안 파리에서 자막 작업을 마친 뒤 영화제 마지막 날에서야 만날 수 있었던 <체리 향기>. 1997년 깐느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는 <체리 향기>가 연출한 전대미문의 드라마에 쏟아졌다.

 

  아주 특별한 변신, 아이의 눈을 넘어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체리 향기>1994년의 <올리브 나무 사이로> 이후 3년여의 공백기 만에 발표한 작품이며 키아로스타미가 직접 제작까지 맡은 첫 영화이다. ‘지그재그 길 3부작을 비롯하여 카눈시절의 초기 단편들을 통해 주로 동심의 세계를 다뤄왔던 키아로스타미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은 <체리 향기>를 통해 전혀 새로운 느낌의 그를 만날 수 있다.

  영화 도입부, 주인공이 탄 자동차는 공사 현장에 놓인 폐 자동차 안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만난다. 키아로스타미 영화의 단골 주인공들이다. 그러나 자동차는 지나친다. <체리 향기>는 아이들의 순수를 넘어선 보다 넓은 경지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마주치는 붉은 셔츠를 입은 청년. 자신의 셔츠 위에 쓰인 글씨를 읽지 못하는 그를 보며 얼핏 <올리브..>의 호세인을 떠올리려는 순간 화면은 깜깜해지고 붉은 체리 빛깔의 오프닝 크래딧이 떠오른다. BGM은 자동차의 소음들. 키아로스타미의 놀라운 변신이 시작된 것이다.

 

20050214N
20050214N
20050214N
20050214N
20050214N
20050214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