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DB
20100974D

엉클 분미

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 주연

  • 제작국가

    태국, 스페인

  • 등급

    15세관람가

  • 상영시간

    113

  • 장르

    드라마

  • 기타

    2010년 제작, 칼라 Color, 태국어

  • 개봉일

    2015-05-26

생의 마지막 하루
생이 시작됐던 곳으로 떠나는
신비한 여정


극심한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엉클 분미는 자신의 마지막 나날들을 시골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기로 한다. 불현듯 죽은 아내의 유령이 분미를 돌보기 위해 나타나고, 오래전에 실종버린 아들이 사람이 아닌 모습으로 집에 돌아온다. 자신이 앓는 병의 이유에 대해 생각하던 분미는 가족들과 함께 정글을 지나 언덕 위의 신비로운 동굴(분미가 처음 생을 시작했던 곳)로 향해 여정을 떠난다.

Review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공동 연출을 포함한) 6번째 장편 극영화. 종종 정글 버전이라고 할 만한 영화적 미장센을 펼쳐 온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새로운 영화는 다시 한번 정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호랑이를 마주치는 대신 (<열대병>) 19년 전에 죽은 아내의 귀신과 오래전에 정글에서 실종되었다가 원숭이 괴물이 되어 돌아온 아들과의 만남을 다룬다. 종종 명상을 하듯이 전개되는 영화는 멈춰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 사이의 미로는 매우 복잡하게 서로 다른 길로 나가면서 보는 우리로 하여금 길을 잃게 만든다. 그가 이제까지 만든 영화에 비한다면 비교적 친절한 이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생(現生)과 전생(前生), 육체와 영혼, 사람과 동물 사이의 경계를 하나의 미스터리한 매듭으로 묶는다. 어쩌면 감독은 그 둘 사이의 경계란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건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상상력을 포기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처럼 여백 사이에서만 진행시킨다.

조용하게 진행되던 영화는 갑자기 중간에 방향을 바꾸듯이 한밤중의 정글 한복판에서 못생긴 공주와 메기의 동화를 전개한다. 공주는 물에 비친 아름다운 모습만을 상상하는 왕자에게 실망하고 혼자 머물자 호수에서 누군가 그녀에게 말을 건다. 마치 자살하듯이 물에 들어간 그녀를 맞이하는 것은 폭포가 쏟아지는 호수 속에 살고 있는 메기이다. 아마도 메기와 공주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우리가 볼 수 있는 환상의 한 극단일 것이다. 그런 다음 다시 분미 아저씨의 죽음으로 돌아온 영화는 두 이야기의 경계를 마치 주름 접듯이 하나의 영화 안에서 공존시킨다. 혹은 어느 쪽이 어느 쪽의 전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라세타쿤은 이 영화가 단지 우화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이 수상쩍은 영화에서 마치 콜라주 되듯이 태국의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토픽들이 수많은 간접적 인용으로 들어가 있다. 분미 아저씨의 아들은 오랫동안 실종되었다 돌아왔다고 말하지만 그의 기억속의 사진에는 태국 군부대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여동생이 운영하는 농장에는 많은 이민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고, 여기에는 태국과 라오스의 국경을 둘러싼 불법적인 이민 노동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끼어든다. 조카 통은 자기가 수많은 공산주의자들을 죽였다고 괴로워하고, 마치 정신적 트라우마의 업압이 귀환하는 것처럼 텔레비전에서는 불안한 태국 정국의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환상적이지만 정치적이고, 문화 공동체를 다루면서 개인적인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태국의 북동부에서 촬영되었고 그 지역의 사투리를 사용하기 위해 (조카 통을 제외하고) 아마추어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 원작을 빌려 온 것이기는 하지만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자신의 자전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으며, 특히 분미 아저씨의 침대는 그의 아버지의 침대를 그대로 빌려온 것이라고 한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자신의 말에 따르면 <엉클 분미>는 무엇보다도 이제는 죽어 버렸거나 죽어 가고 있는 영화들에게 바치는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엉클 분미>는 내 고향과 내가 자라면서 영향을 받은 영화들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나는 인간, 식물, 동물 그리고 영혼 사이에 환생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엉클 분미의 이야기는 사람과 동물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며, 동시에 그들들 구분하는 경계를 파괴한다. 영화를 통해 어떤 사건이 재현될 때, 제작진과 배우와 관객들은 특정한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 새로운 층위의 기억이 관객들의 경험을 증폭시킨다. 이 점에 있어서 영화 제작은 단순히 전생들을 합성해놓은 창조물과는 다르다. 나는 이러한 시간을 넘나드는 타임머신의 내부 구조를 탐구하는데 관심이 있다. 때로는 흑마술이라고 불리웠던 것들이 과학적 사실을 통해 증명되는 것처럼,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미스테리한 힘들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마음이 작동되는 방식을 아직 설명해내지 못하는 것처럼, 나에게 영화 제작이랑 아직 적절히 활용하지 않아온 모든 에너지의 원천 같은 것이다.

특별히 나는 문화와 인종의 파괴나 멸종 과정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국수주의와 군사 쿠데타로 얼룩진 태국의 지난 몇 년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가져왔다. 이제 주 정부가 '부적절한' 행동들을 금지하고, 그들의 활동을 파괴하는 도덕적 경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엉클 분미의 이야기와 이러한 믿음을 연결시키는 것은 불가피하다. 엉클 분미는 오래된 방식의 영화들, 극장들, 그리고 예전의 연기스타일 등 지금 동시대의 풍경에서 사라져가고, 쇠퇴해가는 것들에 대한 표상이다.

 

2010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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