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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에로티시즘과 욕망을 말하는 그책의 문학 시리즈, 에디션D

에디션D 시리즈 01 - 데미지 DA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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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만난 순간 내 삶은 끝나버렸다
아들의 연인을 사랑하게 된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삶 
 
■내 삶을 뒤흔든 상처, 그것이 만든 파장
이 소설의 묘미는 사실 주인공과 안나의 사랑, 그로 인한 주인공의 삶의 변화, 그리고 마틴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보다 등장인물들의 세밀한 심리묘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의 독백 형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이기에 주인공의 내면의 갈등과 환희, 절망 등을 함께 느끼며 그의 마음속을 여행하는 기분이 드는 것은 물론, 주변인물들이 각각 가지고 있던 상처들을 통해 그들의 심리와 관계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안나의 상처들을 자기 것인 양 품어주고 그녀의 삶에 간섭하지 않으며 그녀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사랑하려 했던 마틴, 심지어 안나의 다른 사랑까지도 캐묻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 했던 마틴은 결국 그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된다.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묵묵히 견디며 오랜 세월을 살아온 잉그리드. 그녀에게는 어쩌면 그동안의 삶 자체가 상처였을 수도 있다. 남편의 태도가 점점 이상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 했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결국 남편의 배신과 아들의 죽음이었다.
그 외에도 자신의 아들이 여동생을 사랑하여 자살을 택한 사실을 알면서도 오랜 세월 모른 척하며 딸을 대해온 안나의 어머니, 한때 안나의 연인이었으나 그녀를 자유롭게 해줄 자신이 없어 놓아준 뒤 다른 여자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해온 피터 등 이 책에는 여러 모습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상처가 그들의 삶을 어떻게 이끄는지, 또한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따라서 이 소설은 단순히 아들의 연인을 사랑하게 된 한 남자의 불륜 이야기로 볼 수만은 없다. 우리의 삶을 이끌고, 때로는 송두리째 뒤흔드는 욕망과 상처. 『데미지』를 통해 과연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욕망과 상처는 무엇인지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제레미 아이언스, 줄리엣 비노쉬가 주연한 영화 「데미지」의 원작소설
1992년 루이 말 감독이 연출한 영화 「데미지」는 아들의 연인과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 때문에 폐륜 논란까지 낳고 2년간 국내에는 수입 금지되었다. 루이 말 감독이 직접 내한하여, 「데미지」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피력하여 재검열을 거친 뒤에야 겨우 심의에 통과할 수 있었다.
중후한 중년의 매력을 발산하는 제레미 아이언스와 치명적인 매력을 간직한 줄리엣 비노쉬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영화 「데미지」는 2012년, 개봉 20주년을 맞이하여 무삭제 버전으로 제작된 완전판이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되어 다시 한번 영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예술과 외설 사이의 경계를 오가며 금기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박범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가 떠오르기도 한다.
 
■ 저자 소개 - 조세핀 하트 Josephine Hart
1942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런던 헤이마켓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했고, 런던 서쪽의 극장 밀집 지역인 웨스트엔드에서 여러 편의 연극을 제작했다. 그중에는 이브닝 스탠더드 어워드 수상작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노엘 카워드의 「소용돌이」, 아이리스 머독의 「흑태자」도 포함되어 있다. 영국 광고업계의 거물이자 마거릿 대처 총리 공보 담당이었던 모리스 사치와 결혼 후 두 자녀를 두었으며, 2011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데미지』는 그녀의 처녀작으로, 루이 말 감독이 제레미 아이언스와 줄리엣 비노쉬를 주연으로 영화화하여 당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되었다. 저서로는 『죄』, 『가장 고요한 날』, 『망각』, 『사랑에 관한 진실』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 공경희
전문 번역가로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시드니 셸던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비밀의 화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이 이야기』,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우리는 사랑일까』,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우연한 여행자』, 『매뉴얼』, 『사랑이 떠나가면』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우리말로 옮겼다.
  
 에디션D 시리즈 02 - 크래시 CRASH 
인간과 테크놀로지와의 이종 결합을 통한 기이한 성적 쾌감
강력한 문체, 비범한 상상력, 기괴한 접근을 통해
섹슈얼리티를 정면에 배치한 문제작  
 
■불길하고 섬뜩하지만 강력한 독창성을 지닌 작품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인 본능으로 식욕과 성욕, 수면욕과 배설욕을 가지고 있다. 성적 본능은 인류가 자손을 이어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라면 마땅히 가지고 있는 성적 욕구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이야기되고 그 신비를 파고들만 한 가치가 있는 대상이다. 성욕은 청각과 시각, 촉각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성적 본능의 에너지(리비도, libido)는 일생을 통해 일정한 순서에 따라 다른 신체부위에 집중되는데, 이를 가리켜 성감대라고 하였다. 『크래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반적인 성감대의 자극으로는 쉽게 흥분되지 않는다. 자동차와의 충돌을 통해 기계와의 결합에서 성욕이 극대화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상대방의 외도를 상상함으로써 오르가슴에 이르기도 한다. 『크래시』를 단순히 특별한 인물들의 성욕을 해소하는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 작품의 느낌은 상당히 복잡 미묘하다.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이들이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 『크래시』원작과 영화
『크래시』는 원작자인 제임스 발라드조차 자신의 글이 굉장히 선정적이고 파격적이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 수 없을 거라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을 말렸고, 제작사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도덕적인 위기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감독의 대리인조차 「크래시」를 찍는 것은 당신의 경력을 끝장내버릴 거라며 극구 말렸지만, 크로넨버그 감독은 이런 말에 쉽게 포기할 위인이 아니었다. 그는 보여줄 수 없는 것을 보여주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싶다는 이유로 기어이 영상에 담아내고야 말았다.
「크래시」는 96년 칸영화제에서 영화의 대담함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크래시」가 대상을 받지 못하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크래시」는 이브닝 스탠다드의 영화 비평가, 알렉산더 워커로부터 “타락의 한계를 넘어선”이라는 실망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으며, 런던 영화제가 열리던 영국에서 첫 상영되는 날, 데일리 메일의 첫 페이지에 “자동차 충돌 섹스 영화를 금지하자”라는 기사로 도배되기도 했다. 「크래시」는 많은 논란과 파장을 일으켰으나 제임스 발라드의 ‘걸작품’으로 회자되면서, 그의 원작소설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 저자 소개 - 제임스 발라드 James G. Ballard
20세기 영국 작가 중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알려진 제임스 발라드는 1930년에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진주만 공격 이후 포로수용소에 머물다가 1946년 영국으로 송환됐다. 그 경험을 살려 내놓은 『태양의 제국』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 그의 대표적인 소설 『크래시』는 파격적인 소재로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으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1996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을 당시, 선정적이고 외설적인 내용으로 다시 한번 논쟁의 화두에 오르기도 했으나,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발라드의 대표작으로는 처녀작인『물에 빠진 세계』를 비롯하여, 『크리스탈 월드』, 『잔혹 전시회』, 『초고층 아파트』, 『무한한 꿈 회사』, 『코카인의 밤』 등이 있다. 많은 작품을 남긴 발라드는 2006년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으며, 투병 생활 끝에 2009년 타계하였다.
 
■ 옮긴이 소개 - 김미정
서울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MBC, EBS 등 영상 번역 작가를 거쳐,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세대학교 영어통번역학과에 출강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람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여자, 회사를 사로잡다』, 『내츄럴』,『서른 살의 여자를 옹호함』, 『나를 위해 산다는 것』, 『인생의 스위치를 다시 켜라』 등이 있다.
 
에디션D 시리즈 03 - 나인 하프 위크
NINE AND A HALF WEEKS 
그의 아파트에 들어가 문을 닫는 순간 내가 할 일은 없었다
꿈결처럼 몽롱하고, 불꽃처럼 강렬했던 9주일 반 동안의 사랑 
 
■쾌락을 얻기 위해 자기 삶의 방관자가 된 한 여성의 내면의 기록
5월의 뉴욕, 거리 축제 인파 속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는 운명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순식간에 연인이 된다. 완벽한 옷차림에 점잖은 매너, 매혹적인 미소를 지닌 남자는 여자와 함께 살면서 요리에 설거지, 차 준비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 한다. 심지어 여자를 목욕시키고 옷을 갈아입히는 것까지. 여자는 남자의 요구에 하나하나 길들여져 가면서 자신이 사는 정상적인 낮 동안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밤의 세계를 살아간다.
이들은 기존의 상식적인 도덕이나 이성 등을 무시하고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에 충실하게 따른다. 여자는 손이 묶이고, 눈이 가려진 채 탁자 다리에 수갑으로 묶여 있고, 채찍으로 맞고, 방바닥을 기어 다닌다. 남자가 떠 먹여주는 밥을 먹고, 남자가 씻어주고 입혀주는 대로 따른다. 회사에 나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남자의 집으로 돌아온 후에는 완벽하게 수동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남장을 하거나 창녀 복장을 하고 시내 호텔에서 관계를 갖고, 남의 물건을 훔치기도 한다. 그들은 한계를 넘어서는 일탈 행동들을 통해 점점 더 새로운 자극과 흥분을 느낀다.
만난 지 9주일 반이 지난 어느 날, 여자는 강한 두려움을 느끼고 결국 그를 놓아 버린다. 여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책임감을 되찾았고, 밤이나 낮이나 다시 어른으로 살았다.”
 
■미키 루크와 킴 베이싱어 주연「나인 하프 위크」의 원작 소설
1986년 애드리안 라인의 연출로 만들어진 영화 「나인 하프 위크」는 가장 에로틱한 영화의 하나로 손꼽힌다. 당대 최고의 섹시 가이인 미키 루크와 본드 걸로 유명한 킴 베이싱어가 남녀 주인공인 존과 엘리자베스를 연기하였다. 영화는 농도 짙은 정사 장면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담아낸 것으로도 유명한데, 강렬하고 두렵기까지 한 장면들은 개봉 이후 지금까지도 여러 광고나 드라마, 다른 영화에서 차용되고 있다.
 
■ 저자 소개 - 엘리자베스 맥닐 Elizabeth Mcneill
엘리자베스 맥닐이라는 필명으로 1978년 출간된 『나인 하프 위크』는 그녀가 뉴욕에 거주하면서 겪은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회고록 형식으로 쓴 것이다. 직장에서 만난 한 남자의 사랑은 지배와 수치심으로 정형화되어 점점 강도 높은 피가학성 관계로 나아간다. 강렬하고 두렵기까지 한 자신의 경험담을 관조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이 책은 이후 미키 루크와 킴 베이싱어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20세기를 대표하는 성애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 옮긴이 소개 - 공경희
전문 번역가로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시드니 셸던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비밀의 화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이 이야기』,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우리는 사랑일까』,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우연한 여행자』, 『매뉴얼』, 『사랑이 떠나가면』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우리말로 옮겼다.
 
에디션D 시리즈 04 - 비터문 LUNES DE FIEL
사랑에는 두 가지 유형만이 존재한다
고통을 주는 자와, 그 고통을 받는 자
극단적이고 파격적인 묘사로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제작 
 
■ 광기어린 욕망의 종착지로 향하는 5일 동안의 여정
인도 여행을 위해 프랑스에서 이스탄불로 향하는 트뤼바 호에 탑승한 디디에와 베아트리스 커플은 여행 중인 프란츠 부부를 만나게 된다. 휠체어를 탄 불구자 프란츠는 자신의 아내인 레베카를 조심하라고 경고하지만, 디디에는 순식간에 관능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레베카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는 마치 자신의 속을 꿰뚫어 보듯 계속해서 레베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란츠의 은밀한 제의와 함께 그들 부부 사이에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들을 듣게 되고, 거부할 수 없는 기이한 프란츠의 고백에 점차 빠져드는 디디에를 바라보는 베아트리스의 마음은 점차 불안해진다. 광란의 욕망과 퇴폐적 매혹을 오가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으로 치닫던 이들의 항해가 5일째를 맞이하던 날, 마침내 모든 사람을 경악케 할 사건이 벌어진다.
 
■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연출로 영화화된 「비터문」
휴 그랜트와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주연을 맡았으며, 「피아니스트」, 「테스」, 「차이나타운」을 만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연출로 영화화된 「비터문」은 1993년 개봉 당시 인간의 파격적인 내용으로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주요 인물들의 이름과 직업 등을 다르게 설정하고 소설의 결론과도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원작이 갖는 파격과 욕망, 잔인성과 변태 등을 높은 수위로 표현해내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았다.
 
■ 저자 소개 - 파스칼 브뤼크네르 Pascal Bruckner
소설가이자 철학자로서 프랑스의 대표 지식인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1948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비터문」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했던 소설 『비터문』의 원작자로서, 특유의 재치와 통찰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1995년에 『순진함의 유혹』으로 프랑스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메디치상을, 1997년에 『아름다움을 훔치는 사람들』로 르노도 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는 2002년에는 경제학 에세이 『번영의 비참』으로 최우수 경제학도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영원한 황홀-행복의 의무에 관한 에세이』, 『남편이 작아졌다』, 『길모퉁이에서의 모험』 등이 있다. 파리 정치대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그라쎄 출판사의 편집인으로, 《누벨 옵세르바퇴르》와 《르몽드》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옮긴이 소개 - 함유선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번역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장 폴 뒤부아의 『프랑스적인 삶』을 비롯해 『악의 꽃』, 『나쁜 혈통』, 『붉은 말』, 『절망은 날개를 달고 있다』, 『편안한 죽음』, 『섬』,『지중해의 영감』, 『시간의 옷』, 『불쏘시개』, 『게으름의 즐거움』, 『미남왕 필립』 등이 있다.
 
 
에디션D 시리즈 05 - 부영사 LE VICE-CONSUL
고통은 가장 순수한 시이며 완전한 노래
비참한 현실이 만들어내는 기묘하고도 역설적인 아름다움  
 
■ 진행되는 삶 속의 죽음, 허나 결코 삶을 앗아가지 않는 죽음.
가난과 질병, 굶주림과 죽음이 가득한 1930년대 인도의 캘커타. 세상의 모든 고통이 모이는 듯한 그곳에서 소설가 피터 모르간은 한 미친 거지 여인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 시작한다. ‘길을 잃기 위해 무작정 걷는’ 기나긴 여정 중에 미쳐 버린 그녀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인 바탐방이라는 단어만을 기억하고 반복해서 말할 뿐이다.
또 하나의 인물, 라호르의 부영사 장 마르크 드 H. 그는 거지들과 나병 환자들이 모여 있는 캘커타의 광장을 향해 총을 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프랑스 대사인 스트레테르로부터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다. 어느 날, 대사관에서 열린 파티에 초대된 그는 대사의 부인인 안 마리를 만나게 된다. 무성한 추측과 소문의 중심에 있는 이들의 모습에,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부영사는 안 마리, 관대한 남편의 묵인과 사람들의 수군거림 속에서 정부를 여럿 거느리지만 존재의 근본적인 권태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한 그녀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
 
■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연출한 영화 「인디아 송」의 모태가 된 『부영사』
뒤라스는 1996년 사망하기 1년 전까지 소설, 산문, 희곡, 시나리오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필력을 펼쳤고, 실험적 영화를 개척했다. 뒤라스가 영화로 만든 「인디아 송」은 『부영사』의 배경과 등장인물을 그대로 차용하여 만든 작품이다.
「인디아 송」은 뒤라스가 카메라로 다시 쓴 『부영사』에 가깝고, 소설과 영화가 상호보완적이다. 특히 유령같이 대사관을 떠도는 인물들과 인물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경들, 취하도록 흐르는 음악, 아련한 분위기를 묘사하는 데 완벽해 보이는 100% 보이스 오프 기법은 소설의 이미지를 구체화하면서도 또 다른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부영사와 안 마리 스트레테르의 욕망과 관능을 표현해 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인디아 송」에 매력을 느꼈다면, 이 작품의 모태가 된『부영사』에도 분명 흠뻑 빠져들 것이다.
 
■ 저자 소개 - 마르그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   
1914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백인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1932년 프랑스로 건너와 소르본느 대학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1943년 아시아에서의 유년기와 가족애를 소재로 첫 소설 『철면피들』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태평양의 방파제』, 『북중국의 여인』, 『모데라토 칸타빌레』, 『히로시마 내 사랑』, 『인디아 송』 등, 50여 년에 걸쳐 70편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하며 프랑스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84년 공쿠르 상을 수상한 『연인』은 프랑스를 비롯한 35개 국어로 번역돼 세계 각국에서 수백만 부가 팔렸고,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알랭 레네 감독이 연출한 「히로시마 내 사랑」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와 연을 맺게 된 뒤라스는 1966년 「라 뮈지카」를 통해 활동 영역을 영화로까지 확장시킨다. 그녀가 감독한 작품으로는 「인디아」,「나탈리 그랑제」, 「트럭」, 「오렐리아 슈타이너」 등이 있다. 정치활동과 사회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한 뒤라스는 2차 세계 대전 중 프랑수아 미테랑과 함께 레지스탕스 활동을 벌이기도 하였으며, 이후 전쟁 포로들과 강제 수용자들의 정보를 다루는 신문 《리브르》를 발행하는 등 문학 외부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1989년 이후 건강 악화로 치료를 받던 뒤라스는 1995년에 마지막 작품『이게 다예요』를 발표하고 1996년 세상을 떠났다.
 
■ 옮긴이 소개 - 장소미
숙명여자대학교 불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파리3대학에서 영화문학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를 비롯하여 『지금 일어나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이런 사랑』, 『10월의 아이』, 『포기의 순간』, 『악어들의 노란 눈』, 『거북이들의 느린 왈츠』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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